0

햇빛이 가득했다. 수 많은 주마등이 지나갔다.
차들이 빠르게 운행되었고 내가 타고 있는 차는 적적히 밤바람만을 고요히 쐬고 있을 뿐이었다. 차가운 바람결 사이로 루이제가 돌아왔다. 옅은 분홍빛의 머리카락이 분명 2를 닮았지만 2만큼이나 완전하지는 않았다. 그녀는 호문쿨루스이지만 2와 비슷하게 행동하려고 노력했다. 9가 만들어낸 인조인간 중 유일하게 인간미 넘치는 존재가 바로 루이제였다. 루이제는 내가 3을 찾도록 도와주고 있었지만 곧 9가 명령을 거둔다면 그대로 나를 떠날 것인지는 불확실하다. 루이제는 분명 나를 통해서 10의 현상을 비추어보고 있었고 실제 10은 소멸했다. 결국 그 뒤를 잇는 나에대해서 남다른 애착을 가지고 있다는 것 만큼은 확실하다. 3을 찾아내지 못할 경우 불어오게될 여파가 치명적일 것이기에 우리는 멈출 수 없었다. 루이제는 나와 티에라에게 탄산음료 캔을 건넸다. 우리는 그것을 받아들고 목을 축였고 이후 존은 모래사장에서 벗어나 다시 도로를 달리기 시작했다. 루이제는 애써 침착한 척은 하였지만 9에대한 심오한 공포가 천천히 그녀를 옭아매고 있다는 것이 어느정도 느껴졌다. 그녀는 손을 떨기시작했고 두 손을 포개어 잡은 그 손에서는 힘줄이 두드러지게 보였다. 나는 그녀의 손에 손을 겹쳐 대고 그녀를 위로했다. 그러자 그녀는 눈물을 흘리며 고개를 돌려 창밖을 바라봤고 나또한 알 수 없는 감흥에 빠져 창 밖의 멀리있는 공간을 바라보았다.


곧 림제 제 17구역에 도착했다. 아무리 림의 나라라지만 변두리의 상황이 말이 아니었다. 이루다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빈곤에 시달리고 있는 이들이 우리 차가 도착하자 몰려들기 시작했다. 그들은 한결같이 절박한 상황들이었고 그렇기에 오고가는 차마다 매달리고 매달려도 소용이 없으면 아무런 거리낌없이 온갖 범행을 저지른다는 소문은 익히 들어서 알고 있었다. 하지만 루이제의 치마끝을 붙잡은 어린아이의 깡마른 손은 도저히 떨쳐낼 수가 없었다. 루이제는 그 아이를 안아들고 다독였으며 주머니에 있던 간식을 주고자 하였다. 하지만 주변의 장성하면서도 똑같이 굶고 있는 사람들이 몰려들었기에 눈치껏 자리를 피하고자 하였다. 하지만 그것은 실수였다. 사람들이 모두 몰려들어 그녀를 괴롭히기 시작하였고 나또한 나에게 달려드는 사람들을 제지하기도 버거웠다. 다만 이러한 빈곤한 거리 어딘가에 3이 숨어있을 거라는 기대감으로 인해서 버티고 버티는 것이 가능했다. 참다 못한 티에라는 잠잠히 림프절 마술로 그들을 쫒아내었고 모두가 멀리 헐레벌떡 떠나가고 남은 자는 루이제의 품속의 아이였다. 굶은 것은 그 아이뿐만이 아니었다. 그것은 큰 실수였다. 하지만 루이제는 가녀린 손으로 잠잠히 주머니에 있던 사탕을 그 아이의 손에 쥐어주고 그 아이를 보내려하였다. 하지만 아이는 그녀의 손을 이끌고 어디론가로 향하였고 알 수 없는 기류 가운데에서 우리들은 그대로 그를 따랐다. 아무도 알 수없는 공간 가운데에서 이미 티에라가 사람들에게 마술을 사용함으로써 신용을 떨어진지 오래였다. 오직 우리들의 힘만으로 3을 찾는 것도 벅차고 어려운 일이었기에 어린아이에게라도 도움을 받고자하는 미약한 마음이 자리잡고있기 때문에 순순히 따라가는 것이었다. 아이가 이끈 곳은 쓰레기장 그곳에서 쓰레기를 뒤지고 있는 다른 아이들도 보였다. 그러던 중 그 가운데 루이제의 3의 행방에 관한 질문을 통해 한 가지 알아낼 수 있었던 사실은 얼마전부터 쓰레기장에 생긴 옮길 수 없는 보석. 누구도 손댈 수 없는 보석의 존재였다. 그 보석이 있는 곳으로 가까이가자 과연 가까이 다가갈 수 없도록 상당한 이력을 뿜어내는 신비한 보석이 공중에 박힌 듯이 자리잡고 있었는 데 그 보석은 틀림없이 3의 결정화였다. 누구도 손댈 수 없는 것 같았지만 10에게서 물려받은 특성으로 나는 그 보석에 손을 댈 수 있었다. 이 후 굉장한 만족감을 느끼며 돌아가려고 하는 그 때였다. 뒤에서 돌을 던지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물론 티에라가 결계로 막기는 하였지만 갑자기 찾아온 알 수 없는 자들에대해서 반감을 가진 사람들이 공격해 오는 것은 시무룩해지는 일이었다. 다만 우리들은 재빨리 공중에 주차해놓았던 차에 올라탔고 아이는 루이제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끝까지 돌을 던지던 그들은 티에라에 의해 돌들이 반사되어 자신들에게로 날아오는 것을 보고서는 도리어 도망쳤고 우리는 마지막에 순탄히 그곳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 사람들이 빈곤가운데에서 생계를 위해 달려들던 모습이 뇌리에 꽂혔지만 애써 잊으려고 노력했다. 손아귀에 있는 3의 결정은 과연 좋은 수확이었다. 이로써 9와의 계약도 끝나려는 추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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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윈사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수많은 나태한 감정들이 그의 안에서 솟구쳐 오르고만 있을 뿐 이었다.
잠잠히 그를 지켜보던 히티아는 이내 무거운 입을 열었다.

"계속 그러고 있어봤자 너에겐 득될 것이 없어 윈사. 우리는 원정을 나가는 수 밖에 없어. 살기 위해서는."

"어째서 살아야만 하는 걸 까요/"

"임무를 완수하지 못하고 죽어버린다면 그것이야말로 지옥일테니까 말이야.현재의 이 상황 보다도 더욱 끔찍한 지옥이 너를 기다리고 있을 거야. 윈사. 그걸 원치 않는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움직이는 편이 좋을 거야."


"알겠습니다."

윈사는 이내 힘겹게 자리에서 일어나서 다시 들판을 걷기 시작했다. 밤이기에 상대방 지형에 있는 자신들의 위치가 굉장히 위태롭다는 것을 히티아 또한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어디에 있던 가시방석인 것은 마찬가지였기에 앞으로 전진하는 수 밖에 없었다.

"언제까지 이토록 위태로운 상황이 지속되는 건지 진절머리가 나요."

윈사는 또다시 한숨을 내쉬었다.
그들의 뒤에서 가만히 있던 테더스도 말을 덧붙혔다.

"나도 힘들긴 힘듭니다. 하지만 류사께서 그러신다면 저희또한 어쩔 도리가 없습니다. 부디 저희를 생각해서라도
10의 연명을 위해서라도 계속해서 나아가십시오. 걸으셔도 좋습니다. 저희는 마지막까지 반드시 윈사님 곁에 있을 것입니다. "

"고맙습니다. 저같은 자를 위하여 당신들처럼 저명한 자들이 움직인다는 것은 아까울 따름이군요. 하지만 최선을 다하는 수 밖에 없겠군요."

"최선을 다한다라는 거짓말은 그만두고 앞만을 보며 나가. 너한테는 현재 그게 최선이야."

히티아는 애써 불만을 잠재우며 퉁명스럽게 말했다.
윈사는 그녀의 그러한 어조를 듣는 것이 불편했지만 그렇다고해도 어쩔 수 없는 노릇이었다.
실제로 자신은 너무나 나태했고 아무런 의욕이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 최선을 다한다라는 것은 히티아의 말대로 아무 쓸모없는 발언일 뿐인 것이었다. 모두가 천천히 걸었다. 그의 정예대원들은 힘든 내색없이 미래의 희망만을 바라보며 묵묵히 걷고 있었다.
윈사는 결코 뒤를 돌아볼 수 없었다. 더 이상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혼자 있었더라면 모를 까 그의 뒤에서 가장 애쓰고 있는 자들의 앞에서는 결코 더 이상의 불만을 품고 있을 수 만은 없었다.

어느덧 날이 밝아왔다.

다행히도 기류를 숨긴 것이 도움이 되었는 지 이번 밤만큼은 겨우 속새들의 눈을 속여 넘어간 듯하였다.

새벽바람에 흩날리는 그의 순백의 머리카락은 멀리서 떠오르는 석양에 비추어져 감미로운 빛깔이 더해졌다.
그의 머리카락과 전체적인 외모와 잠재능력은 과연 10의 자격에 걸맞는 것이었지만 그에게는 정직하게 내세울만한 의지가 없었다.
모든 것이 귀찮아지기 시작한 그는 배낭을 내려놓고 싶었지만 뒤에서 묵묵히 걷는 그 자들로 인해 안간힘을 다해 참고 걷는 수 밖에 없었다. 속새들에게 다시 기습당하고 싶지 않았고, 매서운 태풍에 휘말리고 싶지도 않았다. 모든 것이 그의 신경이 과민해지도록 건들고 있는 것 같다는 그 강압적인 느낌이 그의 걸음걸이을 더욱 나약하게 만들었다. 그의 마음이 조금씩 조금씩 더욱 괴롭게 짓밟혀지고 있는 것 같다는 불쾌함이 그의 속에서 떠나지를 않았다.




결국 689 지역에 도착한 그들은 숙소에 들어가 머무르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그를 보며 환대하였고 그가 독재를 하고 있는 13을 몰아내주기만을 바라고 있는 듯하였다. 기대를 받을 수록 더욱 그는 자신의 한심한 지경에 대하여 한탄하게 되었다. 윈사를 바라보고 있는 어린 생명들의 눈빛이 너무나 순전하였기에 그는 그들의 시선을 애써 무시하며 지나갈 수 밖에 없었다. 그들의 눈을 똑바로 마주본다면 아니 잠시라도 스쳐지나가듯이 쳐다보기라도 한다면 자신의 마음이 더욱 뭉개져버릴 것이라 여겼기 때문이었다. 그의 그런 모습을 가장 곁에서 지켜보던 히티아는 속으로 잠잠히 인내할 뿐이었다.


마을에 사건이 터졌다고요?

사람들이 갑자기 우왕자왕하기 시작했다.
숙소에서 편히 쉬고있던 케네도트들은 곧바로 내려와 윈사를 지켰다.

숙소 직원의 말로는 고위험군의 잔류세력인 테이더의 에키오데들이 산에서 내려와 마을을 공격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들이 온지도 얼마 되지 않아 위험한 일이 닥치자 윈사는 자신의 생명이 미워졌다. 히티아는 반드시 그들을 헤치워야 한다고 주장하였으나 윈사는 동의하지 않았다. 분명 림피인 히티아의 말을 듣는 것이 류사로서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피하고자 하였다. 그러던 중 히티아가 소리쳤다. "정말 지겨워! 너로 인해서 우리는 직격록에 빨려들어가게 될거야! 이 개새끼야!" 윈사만이 아니었다. 히티아 또한 림피로서의 명분에서 지나쳐 류사에게 망언을 내뱉는 것은 10의 존속에도 치명적인 오류를 남기는 것이었다. 그들을 믿고 숙소에 남아 있던 사람들은 하나 둘 씩 떠나갔고 결국 케네도트와 림프,류사 즉, 10의 그룹만이 남았다.
히티아는 자신이 실수했음을 깨닫고 급히 윈사에게 사과하였지만 이미 윈사의 정신줄은 끊어진지 오래였다. 윈사는 곧바로 숙소에서 완전히 떠나갔고 에키오데들이 오는 동쪽방향과는 반대방향으로 연기와 같이 사라져 버렸다. 이후, 케네도트들은 상실감에 더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였고 히티아는 자신의 성급함과 미숙함에 치를 떨며 눈물을 흘렸다.


히티아는 자신이 저지른 일에 책임을 지고자 에키오데들이 오는 방향으로 향했고 케네도트들은 자신들의 류사를 찾아 나섰다.

에키오데는 생각보다 강력하였고 히티아는 그들을 홀로 상대할 능력이 있을리가 없었다. 더군다나 그들은 거의 짐승의 형체로서 더 이상의 이성적 사고는 용납하지 않는 상태에 가있었기에 말또한 통하지 않았다. 9가 허용한 시간또한 얼마 남지 않았다. 서쪽으로 향하던 윈사는 잠시 멈추어 다시 생각한 후, 후회하며 다시 히티아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케네도트들은 황급히 되돌아오는 윈사를 따라 히티아가 있는 곳으로 향했고 피투성이가 된 히티아를 볼 수 있었다.
이후, 윈사는 자신의 뺨을 한 번 때린 후, 이내 사력을 개방하여 에키오데들을 사멸의 대지로 내몰았다. 지금까지 중 가장 의지를 가지고 한 싸움이었다. 10인 그가 잔류세력 따위에 밀릴 일또한 없었다. 이후 그들은 히티아를 숨기고 평온히 돌아왔고 마을사람들은 그들을 영웅대접하였다. 13의 영토에 속한 이 땅에서는 더 이상 13을 향한 공경심이라고는 일말의 가치도 없이 사라져버린지 오래였다. 히티아는 이에 기뻐하였지만 결국 피를 너무 많이 흘렸기에 기절해 버리고 말았다.
 













Y

다음 행선지는 금일 입니다.

"벌써 아스테라인가..아쉽지만 나는 금일에서 내리도록 하겠네."

"아쉽군요. 금일이 고향이신 건가요?"

"아니, 내가 사는 곳은 금일 보다도 훨씬 더 멀기때문에 금일에서 잠시 쉬었다 가려는 것이라네. 그곳에 마음에드는 숙소를 발견했거든."

"사람의 인연이란 정말 길지 않군요. 벌써 헤어짐이라니요."

"너무 걱정마시게. 자네가 이록에 갈 때쯤에 나는 편히 쉬고 다음 행선지로 향할 것이네.
이후, 수많은 순환고리를 통해 우리는 또다시 만나게 되겠지."

**********


나는 이록에 도착하여 예정대로 신아원으로 향했다.
그곳에서 새로운 담임을 맡게된 반은 Y반이었다. 지난 번과 같은 시끌벅적과는 거리가 먼 반으로 신아원내 전체랭킹 7위를 차지하고 있는 반이라고 하였다. 알게모르게 기대감을 가지고 출발하는 발걸음은 가벼웠다.

LUR




햇빛이 강렬했다. 그가 눈을 뜨자 명료한 바람결에 기분좋은 미소가 지어졌다.
그는 천장의 그란디디어라이트가 보였다. 그 그란디디어라이트는 빛을 받아 여러 색을 발했다. 그는 곧 눈부셔하며 자리에서 일어나려하였다. 그러자 자신의 가슴에 누군가의 부드러운 머릿결촉감이 느껴졌다. 고요하게 잠이든 아름다운 소녀였다. 머리카락은 분홍빛이었는 데 굉장히 유려한 선의 머릿결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적당한 길이감의 정돈된 머리카락은 그의 마음을 사로잡는 듯하였다. 긴 속눈썹이 약간 움직였다. 오밀조밀한 눈 코입 가운데에서 선홍색의 아름다운 입술이 웃으며 수려한 선을 만들어냈다. 눈 또한 웃고있었고 이내 눈꺼풀이 들어올려졌다. 여자의 눈동자는 보석같았다. 어떻게 그럴 수있는 지는 잘 모르겠지만 신아원에서 배운 적이있었다. SASHA와의 결합률과 신화도가 높은 자들만이 가지는 특징이라하였다. 그 때 거대한 작품 속 남자의 금빛눈동자가 떠올랐다. 모든 것을 머금은 듯한 그 눈빛이 여자에게서도 보였다. 여자는 그대로 눈을 뜬 채로 그에게 기대어있었고 그 또한 잠잠히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들 사이에는 아무런 거리낌도없는 담담함과 순조롭고 총명한 일이 감도는 것같았다. 그의 눈동자는 푸른 빛을 내며 그녀를 바라보고있었다. 햇빛이 비춤에도 그의 하얀머리카락에는 변함이없었다. 말끔한 입술에는 그 어떤 군더더기도없이 그녀를 향해 입을 열었다. 그는 이미 상체를 일으켰고 그녀는 그의 하체에 눕혀져있었다.
"당신이 2군요."
그녀는 아무말도없이 그에게 기대어있었다. 그 감촉이 너무나도 판이하게 달랐다. 무겁지도 귀찮지도않았다. 그 감촉은 현실감이 느껴지지않는 포근함이었다. 오히려 그가 얹혀앉은 기분이들 정도였다. 그녀는 여전히 잔잔한 눈동자로 정면만을 바라보았고 오직 그의 품 안에서 온전해진 듯한 기분을 잠잠히 즐기고있는 듯했다. 그가 일어서려고하자 그녀는 하는 수없이 옆으로 누웠고 이내 그녀또한 일어나서 그의 팔에 손을 감았다. 그리곤 그에게 머리를 기대고 잔뜩 기뻐하는 미소를 지었다.
"당신은 목소리를 못내는 건가요?"
아무말도않고 자신에게만 붙어 앉은 그녀가 싫지는 않았지만 이상함을 느끼며 물었다.
역시 그녀는 이번에도 아무말없이 기대어 있을 뿐이었다.
그가 슬슬 어찌해야할지 상황의 갈피를 잡지 못할 무렵
문일 열리고 어디선가 이스렐리아가 나타났다.
"어떻게 들어온 거죠?"
"너도 들어왔는 데 내가 어떻게 들어오지못하겠니?"
그녀는 퉁명스럽게 대답한 후 그의 무릎에 앉아서 2를 구경했다.
"상상을 초월하게 생겼군. 과연 상상을 초월했어. 내가 구상한 이미지는 이런 게 아니었는 데.
남자의 마음이든 여자의 마음이든 다 사로잡아버리겠어."
그녀의 마음은 그 또한 공감하는 것이었다. 그는 나른하게 눈을 내리깔고 잠잠히 흘러나오는 그녀의 향기에 심취해있었다.
2에게서가 아니라면 결코 맡을 수없는 향이라고 장담할 수있을 만한 것이었다. 그 향을 맡는 것만으로도 결코 지루하지않았지만
앞으로 무엇을 해야하는 지에대한 갈피가 잡아지질 않아서 약간의 두려움이 스며드는 것같았다.
"저는 이제 무얼해야하죠. 그녀를 데리고 나가나요?"

"물론 그런다면야 좋겠지."
이스렐리아는 여전히 시선을 2에게서 떼지않는 상태였다.
"아주 무서운 존재야.아아. 내 머리야. 내 생각이 이토록 현실에 못 미칠 줄은 몰랐어."
그리고나서야 그녀는 그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지금 이 아이는 lill때문에 아무말도 하지못해.자세한 건 알려주지못하지만 아무튼 그녀가 말하지못하는 것에대해 이상하게 여기지마. 다만 글을 쓸 줄알거야. 너보다 똑똑하단 사실만 알아둬. 그래. 윈사 넌 이제 완전한 길을 걷게될 거야. 정말 축하해. 0에게도 그저 그런 그 2가 너에게 마음을 열었으니 말이야. 다행히도 963이어서인지 어떤 심경의 변화가 있어서인 지는 모르겠지만 네가 무척 마음에 든 모양이야. 이 애가 보통의 사람과 같다는 생각은 하지않는 게좋아. 이 아이는 바깥에 나간다 할 지라도 전혀 인간적인 사고를 하지않을 거야. 그저 인간보다 이성적이고 천재적인 면을 있을 테지만 역시 너만 바라볼 거니까.결국 나머지는 네가 다 알아서 해야하는 거야.  흐음.  그러니까 중요한 건. 네가 비밀을 지켜야하는 거야. 결코 이곳에 들어온 것이 내가 도와서라는 것을 누구에게도 말해서는 안돼. 알겠어?"
"네."
"그리고 네 가문 사드로엔의 힘을 빌려. 그 양반은 분명 널 도와줄 거야. 자신을 위해서말이지. 마침내 no.4에서 no.0를 노려볼만한 순간이니까.단, 반드시 2와 함께 가야해."
그 이후 그녀는 2의 손을 한 번 만졌다. 작은 손이 2의 새하얗고 군더디기하나없이 부드러운 손등을 만지더니 이내 감탄하곤 말하였다.
"후..난 이곳에 들어오는 것에 한계가있어. 이제 곧 이기(이력에의한 기술)가 풀릴 거야. 그러니까. 넌 2를 데리고 멀리 도망쳐 내가 길을 내놨어. 넌 그 길 그대로만 달리면돼. 무서운 일이 생긴다면 무조건 2에게만 붙어있어."
그러고는 윈사에게 눈감고 기대있는 상태인 2를 살피고덧붙혔다.
"아니야. 아마도 2가 너에게서 떨어지려하지않을 거야. 넌 성공한 거야. 윈사. 다음에 신세를 꼭 갚도록 해."
이후 그녀는 사라졌고 목에 걸린 라음보석은 다시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나는 그녀에게 나가자고 말하였고 그녀는 듣는 건지 마는 건지 내가 일어나자 같이 따라서 일어설 뿐이었다.
나는 혹여라도 놓칠 까 그녀의 손을 잡고 방문을 열었는 데 생물의 신체 내부와도같지만 온통 금칠이된 기이한 복도를 만나게되었다. 창자를 걷는 느낌으로 물컹했지만 그 꺼림칙함이 곧 소용이없어지는 것은 그녀에게서 나는 향과 잡고있는 손에서 흘러들어오고있는 말도안되게 강한 SASHA의 기척을 느끼졌기때문이었다. 그 강대함이 손에 잡힘으로서 아무것도 두려울 것이없다라는 느낌이 탁월하게 다가왔다. 나는 달리기시작했고 기쁜 마음으로 달렸다. 그러자 2는 손을 놓았다. 이상히 여기 고개를 돌리자 2는 나를 가만히 바라만 보았다. 아니, 그녀는 내 뒤의 인물을 보았다. 생전보지못한 황금에 기이한 줄이 있는 눈동자는 광활한 대지를 집어삼킬 것만같았다. 흑발은 본래의 금발을 감춘 듯 금빛이 감돌았다. 포식자 앞의 잔챙이가 된 기분이었다. 어마어마한 힘이 잠재되어있다는 거친 요동과 경고가 내 몸에서 솟구쳐올라왔다. 정신을 차리고 그녀에게로 가려하였으나 전혀 움직일 수가없었다. 남자는 내 옆을 지나 뒤로 갔다. 하지만 전혀 움직일 수가없었다. 그러던 중 무지개 빛이 나며 몸이 움직일 수있게되었고 그 순간 고개를 돌리자 2는 그 남자와 손을 잡고있었다. 어떻게된 상황인지 인지할 수 없지만 나는 그녀에게 다가가 가도되는 건지를 물어보았다. 이번에는 고개라도 끄덕여주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는 데 그것을 아는 것인지  고개를 끄덕이며 내 손을 잡는 그녀였다. 옆의 남자는 나같은 건 전혀 바라보고있지않았다. 모두 나와 같은 또래같은 생김새였는 데 나는 그제야 눈치챘다. 그는 분명 초월급이었던 것이다. 그렇지않고는 그러한 기운을 풍길 수없다라는 것이 결론이었다.

Jlli






꽁농(노동자.농민)들의 모습이 보였다. 그들은 잔뜩 얼 빠진 얼굴로 '미묘한 착각의 웃음소리'라는 팻말을 보고있었다. 그 앞에는 폐기물 더미 위에 앉은 주황머리의 숙녀가 보였다. 그들의 눈에 비친 그녀는 알 수없는 이방인이었다. 주황머리는 예쁘장하게 땋인 부분과 풍성한 곱슬머리 부분으로 나뉘었다. 사람들은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보며 무언가를 추론하였다. 저 여자는 어째서 폐기물 더미위에 앉아있고 그녀 앞에는 왜 팻말이 있는 것인지.그들의 머릿속은 아리송함으로 가득 들어찼다. 햇빛 아래에서 거울을 보며 자신의 얼굴을 확인하는 주황머리 숙녀의 모습을 보며 그들은 약간 몽롱해지는 눈동자를 하곤 잠잠히 기다릴 뿐이었다. 그녀는 한 눈에 보기에도 값비싸고 풍성한 노란 드레스를 입었고 그런 존재들과는 애초에 말 조차 섞어선 안된다는 규례가 꽁농들의 내면에 뿌리박혀 있었기때문이었다. 함부로 말을 꺼냈다가는 도리어 위의 사람들에게 화를 입을 우려가있었다. 그들은 노심초사하는 마음으로 서로를 곁눈질하기 시작하였다. 주황머리 숙녀는 결코 고개를 들지않고 거울만을 바라보며 싱글싱글 웃고있었다. 소녀의 묘한 눈동자는 연한 나뭇잎이 떨어진 맑은 호수같았다. 한구석에서는 조금은 머리를 굴릴 줄아는 꽁농들이 모여서 그녀의 비싸고 고급스러운 천 아래로 깔린 자신들의 일거리들에대한 해결방안들을 제시했다. 그들은 침을 튀기며 의견들을 내었다. 그들의 눈은 광기에 사로잡혀있었으며 어떻게해야 가장 좋은 방법인지에대한 서글픈 갈망이 드러나있었다. 주황머리 숙녀의 존재는 그만큼 그들에게 보기 드문 것이었고 위험한 것이었다. 그러한 존재의 위험이란 것은 자신들의 계층과도 면밀한 관련이 되어있었기에 함부로 움직일 수가없었다. 자신들의 생사에까지 직결되는 문제이기도하였다. 따라서 그들은 누군가 한 명이 자신의 목숨을 흔쾌히 무시하고 그녀에게 다가가 끌어내리거나 말을 걸기를 원했다. 하지만 이곳에 그럴만한 높은 의지와 용기를 지닌 사람은 아무도없었다. 폭동 중 남은 잔여 세력일 뿐인 그들에게는 장애가 있는 자들이 많았다. 젊은이들은 얼마없었고 윗 것에대한 긍휼을 갈구하기에는 그들이 너무 미천했다. 격리된 그들은 점점 사소한 것에도 마음이 아파져오고 그저 조바심에 일을 지속하였다. 폐기물들을 치우고 자신들의 먹거리를 위한 농사를 하는 것은 자신들을 위한 가장 중요한 행위이기도하였다. 위로부터 항상 폐기물들이 떨어졌다. 그들은 사용할 수있는 것과 사용할 수없는 것을 분리하며 자신들의 생활에 보탬이 되는 것이 나오기를 빌었다. 그들의 거친 손은 벌레들이 드글대는 검은 오물들을 치우는 데 안쓰럽게 사용되었다. 오물들을 치우자 하나의 큰 대야가 나왔고 그것은 쓰기에 좋은 물건이라고 그들은 인식했다. 이로써 그들의 손이 더러운 것에대해서는 생각하지않고 새로운 물건이 왔다는 것에대한 환희가 더욱 커졌다. 그럴 때면 축제를 열기도하였지만 오물을 치운지 얼마되지도 않아서 위에서는 폐기물들이 쏟아져내리고 그 위에는 한 숙녀, 지금의 주황머리 숙녀가 내려앉은 것이었다. 그들은 그녀에게 가까이 다가가기를 꺼려했고 입술만을 움찔거리며 더 이상 폐기물 정리를 할 수없다고 생각했다. 이대로 그들은 계속 서서만있을 것인가. 한 사람이 말했다.
"떠날 때까지 기다려 보는 것은 어떨까."
"글쎄. 과연 떠날런지 벌써 8시간이 지났당께."
"하아.. 미치겠구려. 어쩌겠소 저이에게 감히 입술을 들썩일 놈이 어디있단 말이오."
"누군가 나오지않는 다면."
그들의 논의는 결국 누군가가 희생되어야만한다로 끝나버렸다.
그 앞을 떠나서는 안된다는 말도안되는 책임감에 앞서서 그들 모두 그 자리를 떠나지않았으므로 배고프다 짖는 개와 닭 우는 소리를 무시하면서까지 잠잠히 서있었다.
앉는 사람들 또한 없었다. 그들은 그런 자들 앞에서 편히 행동해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어렴풋이나마 알고있었다.
그러던 중이었다. 집 안에있는 사람들은 그 광경을 보며 결코 나오는 일없이 꼼짝없이 서있기만했는 데 그 중 누군가가 문을 열고나왔다. 모두가 잠잠해지고 고요한 정적 속에서 낡은 문이 한 개 열렸다. 문고리에는 새햐안 손이 얹혀져있었다. 평소 위에서 내려오는 별난 소년이었다. 그 소년은 집 안의 심약하고 병든 소녀를 보살피는 자로서 이곳의 그 어떤 꽁농과도 상대하지않은 채 단순히 위에서 내려와 병들어 죽어가는 소녀만을 보살피는 무심한 아이기도하였다. 말끔한 복장의 그에게 말을 거는 이들은 아무도 없었다. 그것은 마치 말이 통하지않는 자, 종이 다른 자들과는 상종하지않는 개념과도 비슷했다. 몰골은 비슷하지만 원숭이와 사람은 대화를 나눌 수없다. 그들은 그런 인식이 깔려있었다. 소년은 나와서 위로 돌아가려던 참이었다. 폐기물 더미가 쌓이 바로 위에는 하나의 통로가 있었는 데 그곳 바로 아래에 주황머리 숙녀가 있었으므로 그는 얼굴을 찡그렸다. 그가 나온 것은 어떻게 안 것인지 한참을 거울만 바라보던 숙녀가 고개를 들었다. 숙녀는 손을 흔들며 소녀에게로 다가갔는 데 다 가가는 방식이 보통의 사람과는 달랐다. 옆에있던 레이스 우산을 펼쳐 들고 공중에 붕붕뜨며 그에게로 다가간 것이었다. 모두가 그 모습을 감탄하며 쳐다보았다.
소년은 그녀를 빗겨지나가려고하였으나 그녀는 그의 손을 잡았고 그녀가 소년보다 힘이 강한 것인지 그대로 소년을 안고 통로 안으로 사라졌다. 그 이후 모두들 한참을 멍때리다가 누군가가 폐기물을 건드리는 소리와 함께 정신을 차린 듯 모두가 다시 열심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후 그들 가운데에서는 주황머리 숙녀와 소년에대한 대화만이 지속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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